가족 이야기

웃음 값

마음의행로 2010. 9. 14. 16:11

  장인 추도식이 있는 날이다.

차를 몰고 나섰다. 추석전에 벌초를 하려고 해서다.

나무를 자를 큰 가위와 작은 가위, 낫, 호미 등을 가지고 갔다.

두 봉을 깎아야 하기에 보통 4시간이 걸린다.

억새라는 풀이 묘지를 자꾸 파고들어 오기에 이를 뿌리채 뽑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뿌리가 깊어 꺼내기가 어렵다.

벌써 3년째 이렇게 하니 거의 억새풀이 잡혀간다.

아내와 함께 추석 때 오겠다고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처남 집으로 향했다.

 

저녁 추도 예배를 보기 위해서 이다..

아들 둘이 있는데 하나는 해외에 나가 있고 하나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닌다.

둘째 아들이 난 여자 애가 있는데 웃음을 온 방에 선사한다.

 

아내가 그런다.

둘째 조카더러

"너 그 웃음 공짜가 아니다"

"그거 두고 두고 갚아야 한다".

나도 거들었다.

"아주 철저하게 갚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둘째 조카가 아직은 와 닿지 않는 듯

미소만 짓는다.

 

아이들의 어릴적 웃음은 부모에게 빚을 이미 갚아린 웃음 이라는 것을

알 때는

그리 나이가 적지 않을 때 일 것이다.

 

부모 마음을 헤아릴 때는 부모는 거의 이 세상에 아니계실 때이니

좀 더 미리 알도록 하면  좋으련만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을 알기가 어렵도록

세상이 이어지는 것이 법인것 같다. 

 

공짜가 아니라는 웃음속에

세 세대가 한꺼번에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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