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손자의 위치

마음의행로 2014. 8. 23. 16:15

집을 떠나가려고 하면 벌써 헤어진다는 생각에 눈 빛이 달라지는 녀석

벌써 가족 관계를 다 알게 되었는데

할머니 집에 갈까? 하면

만사 제치고 응 하고 문 밖을 가르치고 숨이 가빠지고 들썩인다.

발 움직임이 바빠지면서 마음은 벌써 할머니 집에 가 있는 듯 얼굴 빛이 밝다.

아파트 이곳 저곳을 오른쪽 왼쪽으로 고개를 수 없이 돌려

방향과 무엇이 있는지 파악을 하여 놓는다.

놀이터에서 노는 걸 좋아 하는데 그네며 미끄럼틀, 층층대 오르 내리기 씨이소 놀이

곰발 모양으로 생긴 손잡이를 잡고 기어 오르기 등 재미가 쏠쏠한 모양이다.

집을 나서면서도 엄마 한 번 돌아보지도 않는다.

제 엄마 섭섭하여 엄마 여기 있잖아 하며 눈길 주기를 원하나 어림없다.

엄마와 떨어져도 아무 탓을 하지 않는 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어린애 답지 않음을 보게 된다.

어린이가 자라면서 가장 먼저 파악하는게 있다고 한다.

바로 자기를 care 하여 줄 사람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안심을 하고 놀게 된다고 한다.

이 녀석은 그게 확실하다. 할머니면 모든 것이 그만인 것이다.

하루를 할머니 집에서 놀고도 엄마를 찾지 않을 정도니 대단한 빽으로 믿는 모양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그리고 녀석 넷이서 있을 때에

연습삼아 장난을 치기로 했다.

할머니 냇지 냇지 하고 가볍게 할머니 어깨를 때리는 시늉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할아버지가 할머니 냇지 할까? 하니

깜짝 놀랜다. 뜻 밖이다 말로만 했는데도 반응이 바로 나오니 말이다.

다시 할머니 냇지 하며 어깨를 가볍게 때리니

당장 얼굴이 울쌍이 되어 버리더니 울음을 터트린다.

얼르고 이해 시키기에 바빳다.

모두 재미있어 했고 반갑고 가족을 확인해서인지 어른들의 마음 잔치가 되었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는 잠을 잘 잤다고 한다.

그 놈이 내 편이 되어 있다는게 힘이 되었다고 한다.

할머니의 소위 빽이 되었든 것이다.

손자 녀석의 위치는 그렇게 높아져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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