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암묵의 약속

마음의행로 2010. 3. 15. 10:51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전에 서로 붙어있는 가까운 지역이었다.

두 지역 경계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선물도 전하고 친구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은 두 지역을 주민의 뜻과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적대국이 되었고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악연이 되어버렸다.

 

어느 총알이 빗발치는 한밤에 아르메니아에 한 부부가 사는 집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친구가 찾아왔다.

아르메니아 친구는 너무 놀랬다.

무슨 이유로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집을 찾았을까?

목숨을 건 방문이 무엇인지....?

숨이 안정되고 난 뒤,

아제르바이잔 친구가 말했다.

 

자네에게 빌린 돈을 지금 갚지 않으면 영원히 갚지 못할 것 같아

이리 찾아오게 되었네,

 

아르메니아 친구는 너무도 놀랐다.

이런 전쟁속에서 돈을 갚겠다고 찾아온 친구에게...

서로 전쟁을 치르는 이런 환경속에서 친구의 빚을 갚겠다는 그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기란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그날밤 두 친구는 서로 술 한잔으로 우정을 나누고 헤어졌다.

전쟁은 끝이났다.

두 지역(마을)은 모두 파괴되어 있었다.

사람도 대부분 죽었고, 남은 사람은 모두 이곳을 떠났다.

 

그러나 아르메니아 친구 부부는 지금까지도

모두 떠나고 폐허만 남은 고향땅에서 아제르바이잔 마을을 내려다 보며

살아오고 있다.

 

그날밤 부부는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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