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명절이 다가오니

마음의행로 2010. 1. 28. 10:28

  머잖아 설이 다가 온다.

어릴적엔 마음이 설레이고 구경거리가 많아 좋았다.

무엇보다 먹을거리가 많아 좋았다.

 

나이좀 들어 보니 어르신 말씀이 떠 오른다.

"명절이 다가 오니 마음이 심난하다"

 

그 때는 돈도 별로 없었기에

세배 돈 걱정에, 새옷 마련에, 음식 장만에, 제사 상 준비에...

 

그 많던 녹그릇 닦는 일까지

일일이 나이드신 어르신들 손으로 직접 하는 일 들이라서

일감이 산더미 같았을 것 같다.

 

"마음이 심란하다"  라는 

말씀에 동감이 가는 세월을 맞고 있다.

 

전에 비해 먹을 것, 입을 것, 용돈, 사는 것 등 

걱정이 비할 바 없는데

우리 부부는 심난할까?

 

우선

딸애 시집보내야 하는 일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음식 장만에 들어가는 일량인 것 같다.

아내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고 그런 나이인데

돌아보면 미시같은 딸딸이 남아 있어

그냥 보내기가 쉽지 않다.

 

시집간 딸이나 사위를 보면 오히려 일하고 싶어지고

재미가 붙는데 말이다.

 

여보!!

토정비결을 당신 것과 내 것을 보니

올해는 너무 좋은 것 뿐이야

나도 좋지만 당신은 정말로 좋아

그러니 잘 되어 나가지 않겠어...?

위로 겸하여 말을 넣어 본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

아뭏던 당신이 올해는 딸애 시집보내는데 최선을 다 해봐..

그래도 좋은 직장 다니고서는... 어떻게 하든 해결해 봐!!

 

딸애 시집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문제 해결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그래 내가 열심히 나서 볼께...

 

딸 하나 시집보낸다면

아마도

잃어버린 의욕,

없어진 매가리에

활기가 돌고, 생기가 돌고

나아가 일도 재미있게 하고 싶어지고...........

 

올해는 좋은 소식을 맞았으면 하는 

우리집안 식구들의 희망을 말해본다.

심난하지 않는 명절을 올해로 마무리 짓는다면,

아마도 내년에는 날아갈듯한 명절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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