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메뚜기 40여 마리를 잡아 놓았으니 맥주 한잔 하러 오라고............
얼마나 낭만적인 이야기 인지 지금 생각해도 그런 제안을 나에게 한 친구가 너무 반갑고 좋다.
어릴적 이만때 쯤이면 논에 나가 메뚜기를 잡은 기억이 너무 많다,
그때는 자원이 부족하여 잡은 메뚜기를 담을 그릇 조차 없었다.
요즈음이야 비닐 봉지, 배낭, 프래스틱 그릇 등 얼마든지 쉽게 만날 수가 있지만,
그래서 고안한게 가느다란 풀 꽃대를 뽑아 사용했다.
풀꽃의 가느다란 대와 끝의 두툽함을 이용하는 것인데 더한 비밀은 메뚜기를 잡아서
메뚜기의 머리와 몸사이에 있는 목에는 풀 꽃대가 들어가기에 적정한 띠가 하나 있는데
여기에 꿰어 내면 메두기를 30 ~ 40마리를 거뜬히 메달아 놓을 수가 있었다.
메뚜기는 집에 가지고 와서 그냥 소금 조금 넣고 볶아 먹는데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날게를 뜯고 볶기도 하나 다 취향에 따른다.
볶은 메뚜기는 파란색에서 붉은색에 가까운 색갈로 변하는데
아마 요즈음 애들한테 먹으라고 하면 어디 인디안족 처럼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하여 본다.
그러나 그 맛은 너무 고소하고 진액의 맛이 입안에 녹으면 소고기맛은 저리 가라하고,
참새 고기맛보다는 조금 덜하나 한번 입에 넣으면 자꾸 넣고 싶어지게 되어,
한 자리에서 다 먹어 치우게 되어 동이 나게 마련이다.
언젠가 김포들녁에 가서 메뚜기를 잡아 본적이 있다.
애들과 모처럼 나가서 잡는 방법, 잡아서 꿰는 방법, 집에서 구워 먹는 방법등을 이야기 해 주었었다.
애들이라서 이 정도였지만 술 안주로 사용하는 것은 못했었다.
그런데 어제는 친구가 메뚜기로 술 안주를 하자니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얻은 것처럼,
귀가 크게 열리고, 눈이 번적, 가슴에 향수가 한거번에 마구 쏱아져 내려왔다.
들녁에 나가서 잡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떻게 가지고 왔는지도 눈에 선하다.
볶아낸 그 모습이나 방법도 눈에 선하다, 옛날 하던 방식대로 하였을 것이다.
그 때는 소주가 귀하고 하여 맨 입에 넣었었는데....
친구가
맥주에 곁들이는 이 가을을 너무 행복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친구야 !
이 가을을 아는 친구야...
친구를 아는 친구야......
친구를 사랑하는 친구야.....
우리 변치말고 영원히 우리를 지켜나가자구나,
고맙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