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5

벌벌레 먹은 미소

벌레 먹은 미소/곽우천 쌍석이가 누구예요 ㅎㅎㅎ 그러실 줄 알았어요 선생님 성적표는 둘 다 100점이라서 첫 젖 물릴 때부터 먼저를 찾기 힘들었던 그녀 무슨 동물인가 싶어 낯 뜨거웠던 동네 어머 경사 났네 우리 동네 귀가 마음에 걸려 있었던 여직 가시지 않는 때 네~ 미소 속에 숨어 있어요 찌르세요 살짝 옆구리를 쌍호는 간지럼을 참고 좋아해요 명사 하나 덧 댄 형인 쌍석은 으젓해지고 동생이 된 쌍호는 늘 부족한 한 줌 아차 싶었었단다 두 켤레 고무신을 가지고 와서 어느 것이 내 것이냐고 쌍호는 네가 먼저 신어보렴 그게 네 것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거 하늘도 알아주는 차별화 세월이 가도 남을 화석 같은 것 2억 5천만 년을 견디고 부르짖어 새카맣게 타버린 벌레 먹은 미소를 지지 않고 폐 속에 담아 두었던 쌍..

시 글 2023.02.23

입 그리기

엄마는 아이를 기다린다 선생님의 파도가 간혹 흔들린다 땡그랑 땡땡 서쪽 벨이 울리고 벨이 울리고 놓인 물고기가 선생님 손을 잡고 나온다 엄마가 반가워서 뛰어 비늘을 쓰다듬는다 선생님은 아이의 붕어입 파도를 전해 준다 그랬어 그랬구나 참 잘했어 벌써 붕어 입모양을 뿡뿡 내밀며 말 입을 만든다, 엄마는 우물우물하는 입 모양을 베끼며 아이가 말을 하고 있다 아무도 할 수 없는 말을, 들리지 않는 말을 엄마만 볼 수 있는 말을 호수 같은 두 눈이 서로를 그렁히 보고 있다

시 글 202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