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3

맨발걷기

황톳길 걷기를 옆지기와 우리 앞에 노부부께서 천천히 낮은 언덕을 넘으시더니 끝 지점에서 아내를 보고 웃으신다 왕복 5회 동안 만나는 지점마다에서 미소를 품으시는데 그녀의 몸에서 연로에서 나오는 너그럽고 넉넉하며 아랫목 같은 따스함에 숭늉 같은 구수함에 피로가 날아가버렸다고 고마운 분을 만나 맨발 걷기 두 배의 효과를 보았다고 좋아합니다 덩달은 기쁨 하나 우리도 저리 오래 살아갑시다 저의 제안에 그러고 있잖아요!! ㅎㅎ 진심일까 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나 인정하기로 어땠어요? 젊은 이팔청춘 우리 부부

살며 생각하며 2024.04.26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비 그친 뒤 땅은 빨랫줄에 방금 연 옷처럼 여름을 물고 땅의 근육과 핏줄을 끌어 쥐고 있다 바닥을 딛고 선 맨발 하얀 개망초 열 송이 발끝에 피워내고 밟히지 않으려면 길을 내 주거라 숲은 하늘 닫은 오솔길에 구불구불 골목길 터 주었네 가끔은 물웅덩이 세족탕을 파 놓고 조심을 파종한다 심심했던 지 길 동생 밴 어머니 배처럼 빙 돌아서 나오게 하고 여섯 달만큼 길을 늘여놨다 까치밥 된다는 찔레꽃 씨앗 아직은 푸른, 겨울 색을 고르는 중 작년에 보았던 고라니 오줌발 옆 노루오줌꽃이 대신 피어 하늘에 선물한다 살빛 브로치를 오솔길 가로지르는 작은 뱁새들 한 방향 가는 길에도 여러 길이 있다고 이쪽저쪽 파고드는 쪽숲 어둠은 소리를 집어먹고 그림자를 훔쳐먹고..

시 글 2023.07.11

한강에 발 담구고

둘레길인지 나들길인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알몸 한강이 철철이다 이 강물 마신 지 50여 년 더위를 마시는 물길, 삼키는 숲길은 이십 리 길 맨발의 청춘 필름 한 통 길이 여섯 친구 불러 낸 통화는 둥근 지붕에 간 친구 이별 이야기 그림자를 출장 보내고 나니 섭섭함은 외출을 하고 마냥 좋아하는 발가락 언젠가 제주 출장길 따라나선 옆지기 한라산 오르던 강아지 발보다 날렵하다 평생 가족 지켜 주던 그녀도 그림자 속도가 느려지고 가끔 어둠 파는 이야기를 하곤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발바닥 열기는 내일까지 숨통 열 개가 부채질할 거란다 한강에 담근 발이 숭어처럼 뛸 때 태양을 토해 낸 저녁 보트 하나 물길을 접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3.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