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강에 발 담구고

마음의행로 2023. 6. 28. 21:59

둘레길인지 나들길인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알몸 한강이 철철이다
이 강물 마신 지 50여 년
더위를 마시는 물길,
삼키는 숲길은 이십 리 길
맨발의 청춘 필름 한 통 길이
여섯 친구 불러 낸 통화는
둥근 지붕에 간 친구 이별 이야기
그림자를 출장 보내고 나니
섭섭함은 외출을 하고
마냥 좋아하는 발가락
언젠가 제주 출장길 따라나선
옆지기
한라산 오르던 강아지 발보다 날렵하다
평생 가족 지켜 주던
그녀도 그림자 속도가 느려지고
가끔 어둠 파는 이야기를 하곤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발바닥 열기는 내일까지
숨통 열 개가 부채질할 거란다
한강에 담근 발이 숭어처럼 뛸 때
태양을 토해 낸 저녁 보트 하나
물길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