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시간의 체위

마음의행로 2024. 11. 12. 12:40

누가 망설이게 했나 가는 길에
수북한 그림자 속 나뭇잎이었거나
돌밑 숨을 쉬었을 겨울나기
축축하게 고실로 바뀐
벌거벗은 동물은 계절의 체위를 믿었는지
9월 같은 11월에
상강을 입고 입동에 말라버린 체위
널 놓아버렸네
낭패는 허용, 실패의 언어마저 없는 생태계
누군가의 한 끼 감으로 내 던져준 연체 하나
그 순서의 순환에 밀어 넣어 본다 시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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