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넣다
태백산맥이었습니다
한 들린 고개였고
긴 강물이었습니다
오늘 잡은 손
가벼운 바람이었습니다
핏줄 한 톨 어디 섞이지 않은
애착을 숨겨왔는지
가만히 보내고픈 연민을 넣어 본 겁니다
이름 앞에 서면 그녀는 그랬지요
왜 민들레는 도로 민들레가 되는지
이름도 성도 삭힘
당한 채
누구 할머니라고 이름으로 불러 줄 때
나라고 나서야 했던 나 아닌 나
애써 손자의 끈으로 겨우 불려지는,
사돈의 딸이 나만 같아서
내 손이라고 이게
억지를 써 보는 겁니다
어머니라 불러 주는 딸 아닌 유일한 동성
내 손보다 귀해 넣어 본 겁니다
보세요
잠길듯 열리고 열릴듯 잠기는
끊기지 않은 우화
이제야 나를 벗게 되는 날
이 빈 바람 한 점, 넣어 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