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를 피해 낙타가 사막으로 들어가듯
앤텔로프로 이주해 온 불안은
아예 몸을 바꿀 생각에
줄기를 여러 갈래 가지로,
가지를 휘어 숨을 집을 지었다
혹 이름을 가지고 있니
어느 날 저벅저벅 황색 그러니까
머리에 새의 깃털을 꼽은 인디언과
마주쳤을 때
되살아난 아찔한 피난의 악몽이 욱신거렸다
소리가 가만히 다가가
네 이름을 '별이 부서진 지붕'이라 부르고 싶어
별 밖에 보이지 않으니
.........
내 이름은 '가시덤불'이야
민망과 어색이 지나간 것은
순한 눈망울이 새 이름을 불러주고 난 후부터였다
새 바람이 일었고
계곡은 다시 흘렀다
해와 달은
'별이 부서진 지붕'을 바꿔가며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