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시간을 산란하기 시작하면
새벽 4시마다 종은 씨앗을 뿌렸다 마을은 앓기 시작했고
숨을 멈췄던 시간이 걸어 나오면
배고픈 아침들 무끈한 하루치 먹성을
곳과 것과 갈이가 살아 움직였지
뜨거움을 다 삼키면 쏟아지는 별빛 어둠이 시작할 때까지
종직이 할머니는 하늘에 가 계실 거야
논에 모를, 밭에 콩을 동산에 소나무 큰 숲을 소리로 키우셨으니까
글이었고 언어였고 메아리였던, 종소리
안으로 마을은 싸라기 눈처럼 모여들기 시작했지
마고성이 깨어지고 하늘 동산이 경작되기 시작했어
종의 발음이 약해지고 소리를 다 써 버린 그녀
마지막 종의 채를 잡았지
마른 몸이 밧줄에 올려 내려오질 않았어
마을은 두 개의 세상이 맞부딪쳐 흔들거렸겠지
마고와 하늘 동산
밧줄이 내려오며 마지막 종이 말했어
다르지만 하나, 너희 언어만 다를 뿐
북쪽에 높이 뜬 아득한 별 하나 있다
지금도 그 자리에 마을을 지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