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잘라 순을 꽂으면 숲이 되는 골은 한 여름이 바쁘다
고구마 줄기 여린 밑을 어린 손이 타기도 하는 오후
방학 이어서일까 계절도 아직 비리다
지진을 감지한 둑은 해산을 준비하고 아이들 갈무리에 가을이 노곤하다
군 고구마가 맛있는 것은 아이는 내 아이인데
뻐꾸기 집에서 키워내서일까
햇빛을 녹여 보내 준 탯줄을 자를 때이다
꼭지가 그리운 너는, 세상에 없었던 너를 태어나 살게 한 고마움 때문
올 추위 구워내 줄, 가마 속에 들어갈 고구마가 미리 발갛게 익고 있다
줄기 하나 심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