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소리를 가져간 가지

마음의행로 2023. 9. 14. 03:56

어제 나는
소리 한 마리를 체포해
투신하는 상수리의 정수리를 보았습니다
나뭇잎 동굴 속을 기어 들가
숨는 것도 보았지요
내년 봄 새싹은 그 음을
틔울 것이고
7 년 쯤 후 어느 여름 날
매미에게 목소리를 되 돌려 주리라,
가지에서 오직 몸을 떨 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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