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눈치빠른
입추를 어찌 읽었나
귀뚜라미
소리 바구니 들고
땔렁이는 새벽 두부장수
땅 속에서 계절을 어이 돌리는지
여름에 가을을 파는 촉수
몸 속에 들어가면
나도 그리 날 더 잘 알까
울밑 봉선화 짝꿍
땅강아지
아파트 벽 사이
가을 걸어 놓고
땅 멍을 틀어대면
메아리 계곡은 더 깊어가고
늘려가던 여름 접고
멈춤으로 바뀐 홀몬
허리 쭉 편 숨 가르며
가지에 맺은
가실에 충실 하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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