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며느리 불러 낸
뒷동산 바위의 기약이 있었지
보리 베어낸 자리에 모를 내는
이모작 궁핍 시절은
발등에 오줌 싼다는 숨 가쁜 마을이었다
삽 한 자루 들로 나가
마른땅 한 삽 두 삽 떠 펼친 논 마지기
중천의 해는 한해를 그리 저물어갔었다
배고픔은 해도 잊을 수 있었던 걸까
올해는 몰라도
내년에는 부쳐 먹을 수 있어야
그 당겨진 혁띠를 헤아렸던 아이
아버지 기일 15 년째 해
아내로 등기해 준 마지기 논
못내 매매계약서에 도장 올린 꿀꿀함
짓던 땅 마지막,
붉은 인주가 아버지 되어 마을을 떠납니다
무릎을 친 감사헌금
언어가 서로를 위로 할 때
오란비 걷힌 후 가슴털이 그리 뽀송하였던
뒷동산 뉘인 바위
발걸음 우리를 알아보시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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