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나이 든 하루

마음의행로 2023. 3. 12. 16:09

네가 아픈 신호를 보내왔지
아버지 전립선 비대증처럼 자꾸 끊기는 것이었다
진공관 라디오 회로를  구성하던 푸르름은
캄캄한 손톱 속으로 들어가고서
블랙박스가  된 세계
IT 전공을 어디에 두고 다니냐는 하늘 같은 딸
스윗치가 치과의사 이빨 바꾸는 방식이냐고
널 달은 애 하나를 골랐다
진단보다 앞서는 건  X-ray를 찍어두는 일
입과 똥꼬 사이 끊긴  회로를 수술하고
S•W를 off하니
환해지는 화장실
거꾸로 해도 켜지는 전공
회로란 왔다 갔다 깜박이는 이어지면 풀리는 신경통
찍어둔 사진 하나, 잃었던  하루를 베껴 살린
잔소리, 타박 견딘
귀찮아 진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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