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뻐꾸기 들 산 날아

마음의행로 2023. 3. 22. 08:10

향 꺼내 봄을 피워낸다는 매화 속에
얼음 삭이고 나온 개울물 소리 속에
갑자기 총각 너른 들판에 노래가 있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그 앞 개울 어덕에는 2월이면 나팔
동백이 입술 동그리고
순결 찾아다닌다는

철새 따라 아지랑이 돌아올 기척
가까웁고
고니 경안천에 날갯죽지 힘 기르려 철을 못 떠나고
남쪽 아랫목 온기에서 꿀은 트럭에 날려 북으로 시간을 타는 비행이 바빠집니다
바닷물 순간에 들어차고
목욕탕 물 한꺼번에 올라오듯
동백 복수초 매화 개나리 변산 바람꽃
산수유 목련 벚꽃
울긋한 바다가 거품처럼 올라옵니다
언덕 근처
종달이 공중 짝짓기 신음 안으로 들어다 볼까요
뭘 잘못 찾고 있나 봐요
삼월 삼짇날 처마 둥지 찾아온다는
박 씨 소식 물고 올 제비를 만납니다
찾을 게 너무 많아
봄 호주머니를 뒤져야겠네요
지난가을이 저장한 상상
그해 겨울이 품은 꿈 세상에서
망상의 거푸집 짓는
언어를 떼어
쉬이 떠나갈 계절 이미지를 홀 벗겨
자 생명 가득한 푸름을 깨워낼 호흡
뻐꾸기 소리를 꺼내 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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