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아가야

마음의행로 2022. 7. 31. 11:34

늦은 오후
어두운 돌 한 마리씩 안고 나온 애착들
민이야 네 친구 석이야
아이들은 벌써 7명으로 늘어나고
동네 운동장은 석양 햇살 받이 언덕 잔디밭
저마다 해산의 아픔 한 가닥씩
목줄처럼 내놓고는 거두고 간다
목련은 꽃만 피고 꽃만 피고
씨 없는 수박 우장춘은 종자를 말려도 박사라는데
신안산 70 만원 짜리 민어만 드시고 가신 할아버님
손자 목말라 우물가에 차려진 젯상
마시면 마실수록 목마른 짠물은
간척지 서해 어느 섬에서 시작된 유래
3대 독자 집안 어두운 골목 끝자락에 선 석이네
자기야 석이면 됐지?
어느 거지가 초가집 불난 걸 보고
우리는 집이 없어 행복하다고
꺼내려다 꾹 참은 목구멍에
밤새 초가집이 들락거려 눈이 뻥했다
시집 안 간 누구는 한 번에 들어서
어르신들 복덩이 들어왔다고
왕 대접 밥상 차렸다는데
핑계 없어 돌아서면 욕 나오는
산부인과 골목은 왜 그리 배가 고프다
목줄은 끝까지 잡고 따라다니는 애착
손목에 걸었다
할아버님 점지는
밤이면 늘 버릇처럼 무화과 열매를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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