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양철지붕

마음의행로 2022. 6. 29. 12:31
어릴 적
동산 아래 양철지붕 예배당
불붙듯 뜨거운 살갗, 한 여름
비가 오면 세숫대야를 놓았다
붉은 눈물이 또옥똑 떨어지는 곳에
갈참나무 큰 이파리
키가 높은 상수리나무
낮게 기어 다니는 칡덩굴
유치각 유치각 유치각 매미가 첫여름 터트린 느티나무 봄 먼저 알렸던 버드나무, 바튼 기침들 밑에서 자란
어린 풀잎에 파란 눈물이
토도독 토도독
푸른 구멍 난 양철지붕을 보았다
소나기가 지나가면 더 크게
투두둑 투두둑
동그라미 호수
옆 나라 기도 먼저 들으셨음일까
이제야 찾아오신 귀한 손님
양철지붕 꿇은 무릎
마른 쥐가 낱낱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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