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가끔은 갈지 자가 필요해요

마음의행로 2022. 5. 25. 16:08

ㅡㅡㅡ
달콤한 초콜릿은 입이 좋아해요
위와 다른 기관들은 싫어해요
쌉쓸한 녹차는 입은 마땅치 않아해요
위와 다른 기관은 싫어하지 않아 해요
기다려요
좋아하고 싫어하는 존재가 입이었나요
나는 아니었나요
그렇지 않아요
나는 초콜릿을 좋아하고 녹차는 별로이거든요
나와 입은 같은 건가요
그건 아니에요
분명 나는 건강하기를 원하거든요
나는 누구인가요 입도 다른 기관도
아니면 누구인가요
정신이라고요
그것도 말이 안 돼요
정신도 갈지 자를 쓰거든요
몸도 아니요 정신도 아니라면
지금 나는 뭔가요
생각해 보셨어요
갈지 자 걸음을 쓰고
길을 만들면서 장난 같은 놀이도 하는
속 껍질을 슬쩍 드러 내주고 가는
그러면서도
하루 두 번 고문 같은 긴 숨으로
깊은 곳에 이르려는
처절할 때
바다로 가서 섬을 만나는
저 갈지 자 시어들이
나인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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