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파동

마음의행로 2022. 4. 10. 19:17

♡♡♡
소리없는 빛은 고요합니다
빛의 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색일까 소리일까 빛일까
기도의 주머니가 꼭 쥐어질 때마다
당신은 큰 눈으로 바람을 끌어 안고

새벽 날개를 준비하는 처음이
처음을 움직일 때
원의 곡예는
알까 모를까한 파도가
밀려들고 퍼지기를
중심에서 밖으로 밖에서 중심으로
커졌다가 약해졌다 커졌다 약해 집니다
점점
원주율이 계산도 없는 답을
누운 스프링처럼 그려냅니다

초저녁 고프지 않는 배꼽이 상위에 내려앉으면
연꽃 상좌들이 둘러 앉아
작은 기쁨 한 숟가락 허공을 지나가고

거미줄 떨림 같은 떨림은 헤아려지지 않는
공간을 긋고
숨 막힌 귓속을 들어왔다 빠져나갈 때
발견한 무의미한 화두를 잡고선
평생 그 앞에 무릎을 꿇었겠지요

태를 돌고 돌아 나온 바람은 울었습니다
디이잉 어웅어웅어웅어웅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시는지요
살아가야 할 색도 빛도 없는 무의미
디이잉 웅어웅어웅어웅어

태어남은 본래 없었고 없는 것
쥐지마라 잡지마라 비어있는 것이니라
어웅어웅 웅어 웅어
공허가 공허를 낳고 공허로 가라 앉을 때

바람으로 왔다가 빈 허공 하나
채우고
가는 파동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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