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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캐내시는 아주머니 머리에 올라앉은
쑥버무리 한 양푼
언덕배기 병아리 무리 지어 내려오는
리라초등학교 어린이 개나리꽃
벚꽃 가지 꽃발 서서 잡고 사진 찍는
할머님 애교가 사랑스러우시다
바람사이 길게 늘어진 할아버님 수염 쓰다듬는
수양버들 가지
이쯤
다리 넷 땅바닥에 심은 새침한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고 나니
하늘에서 땅바닥까지 내려온 파란 별 아기꽃들이 빛 뿌린 초밭에는
생명력 우수상 받고 환히 웃는 노란 민들레꽃 가부좌 틀었고 빨갛게 곪아 올라온 꽃몽우리 명자나무 건너편 골짝에
연지곤지 분홍빛 아가씨 속내 건드는 진달래꽃이 살살레 살살레
분주히 서로 빗금 짓고 달리는 싸이클링 아저씨의 해골바가지 꽃
뿌린 쌀가루에 하얗게 핀 조팝나무 꽃
하지만
이 꽃 저 꽃 돌아다니며 침을 꽂는
움찔움찔 벌 궁둥이가
보고 싶었어
'봄 필레요 봄 필레요' 울어 주던 새들의 목청소리를
만나고 싶은 끝머리에
메말라 굽어진 허리로
흰머리카락 흔들린 갈대밭에서
나는 흉내 내는 장끼의 훼치는
똑소리 한 모금이
봄을 마저 채워준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금 쭉 당기 듯 한
봄을 쫀득하게 굽고 다닌 한나절이
잃어버릴 뻔했던 올봄을 찾아주었나 싶었는데
아직 겨울을 떠 내 보내지 못한 한 나무가 있다는
한강변 이야기를 어서 가서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