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멍엉 짖었습니다

마음의행로 2022. 3. 23. 21:06

ㅡㅡㅡ

너에게서 나는 향이 빛깔이
어디로서부터 오는가를
너의 날개를 나비로 보내고
어느 다람쥐 밥을 덮어 주고도
홀로 긴 겨울을 떨고 살았던
때가 되면 그곳에 가면 네가 있다고
편하게 아주 편하게
그리고 예쁘다 냄새 좋다 했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너의 이파리
눈썹을 꺼내고 눈망울을 달고
온전히 세상에 널 맨몸으로
맑게 내 비춰도
어두운 개는 그렇구나 멍멍 짖었습니다
벤츠도 아니고 포르셰도 아니고
너는 매화인 것을
오늘까지도 그냥 매화라 불렀습니다
허공에 외롭게 날고 있는 너를
내 카메라를 깊이 넣었을 때
매화인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향을 찾게 되었습니다
땅에서 솟은 듯 하늘에 있고
하늘에 있는 듯 뿌리를 생각하는
너의 고독이
많이 섧어
당신 눈 안에 물멍 하나를 떨어뜨립니다
잡을 수도 없겠지만
진다 한들
망막에 걸린 당신은
나의 영원한 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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