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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소풍 가서 만난 절간 앞에 핀
흰 목련
대웅전 코끝 향 피운 내음 맡으며
석탑 옆에 서서 손 모았답니다
흰 고무신 신은 스님 걸어가 시 듯
가지를 걸어 걸어 차례로 올라가면
흰구름 몽실몽실 흔들거렸어
콧병에 좋다고 입 다문 너를 따다가
데려 주신 할머니는
피어 있는 너보다 어린 시절 널 좋아하셨어
좀 섭섭했겠지만
가끔 석탑이 외로울 때는
너의 두 손 모은 손 끝에 살짝 마음 언더라
그땐 아이여서
뭘 잘 몰랐었는데
대웅전 앞 석탑과 석등 사이 너를 보는 게
할머니 보는 것만큼 고왔어
소풍이 끝나면 너를 한 번 돌아보고 안녕 내년에 보자 손 흔들 때
떠는 네가 속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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