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상선암

마음의행로 2021. 4. 28. 09:01

















ㅡㅡㅡ
단양 상선암 물길이 머리를 지끈히 흔들었다
7~8년 전 동서 내외간 12명이 머물렀던
곳이다
뒷 산은 월악산 길이요 앞 냇가는 하늘에서
금방 퍼다 부은 파란물이 바위를 돌았다
바위는 맨발들을 보고 귀엽다고 했고
물고기들은 저승 사자같은 시커먼 동물들이
왔다고 돌 아래로 숨기도 했다
밤이 되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웃음소리가
'베토벤의 월광 소니타'를 월악으로
몰아 내었었다
물길은 중선암 하선암으로 꼬리를 S자로
살살 흔들어 상선암은 용의 머리를
하늘로 치솟았었다
계곡 곳곳마다 민박과 텐트 촌으로
바뀌어 용의 날개는 정렬된 돌로 잘려
나가 보이지를 않았다
과거의 순한 기억이 허망히 사라져 버렸다
돌아오는 길이 애써 망연하고 심심해
사인암으로 가서 사진 하나 끌어 올렸다
단양은 갈곳이 참 많으나 대 부분 돌아
보았다
마침 스카이 뭐라더라가 생겼다고 해서
그곳으로 바퀴를 내 돌렸다
옛 철길을 이용한 디지탈 굴 속길로
들어간 자동차가 깜짝 놀란다
아저씨!
오늘 저 천당으로 보내실려고
이 길로 데리고 오신 것은 아니시죠?
선상님은 하늘 노래도 하늘 기도도 잘 하시고
천당도 좋아하시지만
저 같은 땅 바닥만 기는 인생은 선상님과
이렇게 돌아다니는게 제일 좋아유
그럼 그럼 오늘도 내일도 이러고 살자구
ㅎㅎ
길은 굽이 굽이 흔들고 흔들어 위로 위로
오르니 한 번 더 데크 길로 올라가야
천당이 나온다고 한다
천당도 요즘은 죄지은 사람을 선별하기
보다
코로나 검역 조사를 먼저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를 한다
데크 길을 돌고 돌고 도니 사방이 트이고
하늘 나라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아!! 천당이다
천당 아래는 단양시가 깔려 있고
제천으로 가는 철 길이 강을 헤엄쳐 건너가고 있었다
단양 강물에는 다리없는 배로 기어다니는
유람선이 파동의 힘으로 서서히 천국을
처다보고 지나간다
천국과 강물 사이 절벽에 매어 달린 잔도
데크 길은 왕복 50분 정도로 걷기에 상쾌함과
시원함을 샅샅이 흡수하기에 충분했다
세상 것을 여기에 다 버리시되 뛰어 들진
마세요
그곳은 지옥이니까요 크래식 음악에 가곡을
불러 주던 스피커가 살며시 귀엣말로 전한다
오랜 만에 가곡 한 소절을 따라했다
성량에 맛이 많이 갔다 파열음이 나오고
높이는 깎였다 아직도 배에서 나오는 힘은 있으나 예전 같진 못하다
아내는 누구랑 속초 고성 영랑호수를
걷고 훝고 있을 것이다
그 쨤이 나를 이곳으로 몰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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