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할미 XX이 되고 싶은 손자

마음의행로 2021. 2. 13. 10:03

ㅡㅡㅡ

밖으로 나기려면
내 어께를 끄집어 당기는 녀석
가끔 가는 작은 잔듸 언덕에 올랐다
그가 하는 행동이 하나 있었지
돌 던지기였다
공원 잔듸에 작은 돌이 얼마나
어디에 있으랴
수석 찾듯 어렵게
십 여개를 주워다 주었다
멀리던질까 뭘 맞추기를 할까
잔듸 수제비를 뜰까
퐁당 던져 잔듸 파문을 일으킬까
그는 생각을 던진다
거실 TV 놓인 장 안에는
처음 주택을 샀던 때부터 모으기 시작해서
미술하는 딸 주려고 간직한
오래된 새까만 수석이 있다
몇 천년 수 억년 전
나무, 풀, 꽃, 바다 물고기, 조개 껍질이
바람타고 물결 따라 살고 있다
던지다 갖고 싶은 돌 하나
숨겨와서
수석 옆에 놓아 둔게 보인다
언젠가
할머니는 돌을 좋아하세요 물었다
왜 우크야
답은 없었다
주워 온 돌에는 우크가 들어 있었다
할미 수석 옆에 세상 끝날까지
화석이 되어 꼬옥 앉아 있고 싶었다


♤ 놀아 주는건 할아버지인데
녀석 맘 속에는 할미 생각뿐이다
남자는 껍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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