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방 이야기

마음의행로 2020. 12. 17. 10:35

ㅡㅡㅡ
막네 딸이 조용히 방에 들어갔다 나온다
나 시집가더래도 이 방은 비워둬
내가 가끔 와서 자고 갈테니
내 방이니까
욕심 부렸던 말이 가끔 떠오른다
이 방에서 꿈을 제일 많이 꾸었을 것이다
방은 바뀌었다
이제 아버지 방으로 바뀌었다
딸이 사준 물건들이 가득 찼다
옷도 여러벌, 황장품에, 각종 보약에,
비타민제들이 가득하다
비타민 D, 눈 약, 프로폴리스, 비타민 C
좀합비타민, 테라큐민, 감마 E 등
딸이 쓰던 책상, 책장, 사준 아이패드, 핸폰, PC
전기 제품 등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사각 방 천장에 붙은 꿈과 지금
내방으로 간직하고픈 어렸던 생각
내 채취, 그리고 ....
그리고 남 몰래 눈물 흘렸던 자기 이야기
아가씨가 아줌마가 된 지금
긴 검은 머리, 예쁜 눈, 하얀 얼굴에 미모
그런 여자만 지나가면 내 딸 아닌가 하고
한 번 더 처다보게 되는 막네딸
벌써 13년째 되는 결혼 생활
사각 작은 방은 세상의 중심이었고
프랑스 르브르 박물관 주최 미술 입선
카페지기로 한 세상 꽉 잡았던 콘텐츠
꿈을 꾸었던 내방
지금 두 까칠 남편과 자신
그리고 머리 커진 아들 초딩2
아들이 부르는 엄마의 이름
아쉬우면 엄마, 놀리려면 아줌마 아니면 어멍
동등 위치에 놓으려면
엄마 이름을 직접 부르는 장난꾸러기
여러 개 이름의 딸이
내 방을 조용히 들어갔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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