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가 야산 비탈을 오르고 있었다
할머니 이것 좀 잡숴 보세요
둘째 손자가 잡아왔어요
어머니는 송사리, 작은 붕어새끼
배 창자 따 내고
소금 조금 넣고 고춧가루에
호박 납작하게 썰어 넣고 조선간장 살짝 넣고
마늘 찧어 넣어 짜잘하게 볶아 놓은
민물 매운 조림을 할머니께 드린다
뭐어? 둘째 손자 매미 라고
그 녀석이 우리집에 크게 될 놈이다
두째를 엄청 좋아하셨다
저애는 뭘 안다고 저리도 슬프게 울까?
집을 벗어나는 상여 뒤에서
계속 우는 나를 향해
어머님 친구 분들이 하셨던 말씀이다
장대빗 속에서 상여는 고개를 넘어 장지에
도착했다
무덤 구덩이 주변에 고랑을 만들어
빗물이 들지 않도록 물길을 돌렸다
관이 내려지고 흙을 덥고 잔듸를 올리고
둥근 무덤에 힌 천을 씌웠다
빗물에 무덤이 허물어짐을 막기 위해서다
7월 하순이었다
증조 할머니는 머슴을 몇을 두고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집안을 다스리셨다
근엄 하기도 하고 누가 감히 넘보지 못할
카리스마,
그때 울었던 매미 후예가
장마가 가시니 시끄럽게 운다
매양 매먕 매양, 까룽 까룽 까룽,
쓰지오 쓰지오, 유치각 유치각,
씨이익쓰 씨이익쓰
짧은 시간에 교미를 하고 생을 마치려니
울음 절규가 따갑다 못해 맵다
보고 싶은 증조할머님
여지껏 잊지도 않은 얼굴
지금도 사랑합니다
죽음 참 길다
할머님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이 다섯 살 두째 손자 매미가
이 세상에서는
마지막으로 하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