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이다
초등학교 때 아마도 가장 의미 심장하고 느낌이
컷던 졸업식이 아니었나 싶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교실아
선생님 우리들은 물러갑니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
손자가 어린이집 졸업을 했다
조그마한 손가락으로 들어갔다가
제법 늠늠해서 나왔다
어린이집에서는 큰 형님반에서 형 오빠
노릇을 해왔지만
초등학교 들어가면 제일 낮은 학년이 된다
여자 담임 선생님이 정든 이별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이 울기 시작 하는데
몇 몇 애들은 벅차서 퍽퍽 울었다
언제 그런 정서가 쌓였던 것일까
자랑스럽고 장하고 사랑스런 졸업식이었다
그동안 숨겨 지내 오며 쌓인
서로의 미운 정 고운 정 추억들
서로 잊지 말자고 외치는 작은 가슴에
이 세상 살아가면서 변치 않는 그림으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건강하게 밝게 무럭 무럭 잘 자라기를...
손을 흔들며 돌아가는 서운하고 서러운 모습들
그래 또 하나의 껍질을 벗어야만 클 수 있는 거란다
우리 또 만나자 초등학교에서
안녕 선생님! 안녕 친구들!
가슴 찡한 손자 졸업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