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호수 같은 날
미끄러지듯 달려간
250여 명이 살고 있는 홍도
숙박 시설로 항구 주변이 꽉 들이찬 해변
무얼보러 왔나 싶도록 볼게 없는 항구의 밤
저녁식사 앞에 자연산 회 맛을 즐기다가
2차로 홍어 두 접시와 막걸리로 밤을 좀 보냈다
새벽 어둠이 깔린 바다는 은빛 비껴낸 바다는
숨 막히도록 달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배로 한바퀴 도는 여행을 시작
전라도 사투리에 재치있는 만담
바위에 얽힌 궁금하고 재미난 이야기들로
아주머님들 혼을 쏙 빼간 아저씨의 재주가 명품
기암 바위들은 그렇게 아침과 함께
살아나고 있었지요
홍도 끝바지녁에 여객선 옆에다 데고 살아있는 회를
직접떠서 파는 쪽배 위의 장사가
멋진 추억이자
그들에게는 멋진 장사 방법
흑산도는 일주 하는 버스 관광 투어로
볼거리는 그저 그렇고 자연산 멸치를
끓여 말려 파는 곳에서 건어물을 샀다
홍도보다 흑산 홍어가 진짜라서 여기서도
홍어 맛을 보고 목포로 돌아와서 시간이 좀 남아
수산 시장을 찾았더니 3만원 짜리 흑산도 멸치보다
질은 조금 낮으나 량이 많고 만원에 한 박스
건어물 가격도 파격적이다
며칠 쉰다면 실컷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목포
먹갈치 한 두름을 2만원에 샀는데
얼마나 앗있는지 아내한테 잘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이드신 할머님한테 가서 산 오징어 두 축
머리하나 손상되지 않는 작은 멸치 두 상자
그리고 먹갈치 한 두름을 가지고 나오니
여행 기념물은 됬다 싶었다
예전 같으면 짐가지고 다니기에 눈치도 보았지만
지금 나이에 상관치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한쪽은 가방 한 쪽은 짐을 들고 한양까지 와서
여행을 마치게 된다
섬 끝까지, 산 정상까지 우리나라 어디든지
기차 버스 배 비행기로 연결된
교통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나라
세상에 이런 멋진 나라가 몇이나 될까
하루면 어디든지 갔다오고 이틀이면 두 서너 군데
3 일부터는 여유롭게 즐기는 한국 여행
좀 널리 세계에 홍보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