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선택

마음의행로 2016. 12. 25. 20:25

 

식물을 기르면

그들의 삶도 인생과 똑 같다

햇빛 물 바람 온도 습도 영양

거기에다

각종 병원균과 벌레들과 싸워

이겨나가야 한다

씨뿌리고 물만 주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하루 종일토록 다른 잡초를 제거하려고

사투를 벌인다

특히 쇠비름은 뽑아도 뽑아도 생기는

고약한 잡초이다

말이 잡초이지 요즘은 귀하신 몸이 됬다

발효액을 담아서 먹으면 그리 좋다 한다

뭐가 채소이고 뭐가 잡초인고

씨를 뿌려 놓고 나면 싹이 트고

새 생명으로 자란다

잎사귀가 돋아나오고 크고 자라면

소위 솎음질을 해 주어야 한다

씨앗 두 개가 나란히 솟아 올라왔다

어느것을 뽑고 어느것을 남겨야 할지

잠시 망설여 진다

옆 싹과 거리를 보면서 가까운 것을 제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작은 것을 솎아버리기도 한다

사실은 둘 다 같지만

마음속으로 핑게를 댄다

네가 더 작고 약하잖아

순간 하나는 죽음이 되고

하나는 살아남아 크게 자란다

한 곳이 텅비어 있는 땅을 만난다

아까 버린 그 녀석을 찾아서

빈 곳에 심어 준다

죽음에서 살아난 녀석이 된다

어떤 이유인지도 모르게

당하는 녀석과 살아 남는 녀석이

있기 마련이다

그게 우리 인간이었다면

어찌할까

부모에게 과자 하나 적게 받아도

악을 쓸판이고

신에게 항의하고 무시하고

신은 없다고 단정하고 멀리하는 등

야단이 났을 판이될 것이다

누구를 택할까

선택에 잠간 망설여 진다

하나님은 나를 선택하셨다

나는 신의 선택 받은 몸이다

주인의 뜻을 잘 받아

무럭 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한다

적어도

우리는 신의 선택 받은 몸이시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영 일기  (0) 2017.01.25
설화  (0) 2017.01.21
같은 자리  (0) 2016.11.28
체크 한 번 해봐  (0) 2016.09.18
올 추석의 특징  (0) 201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