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널 조각 할 때
소요하던 숲이 울었다
세상 떠드는 소리에 몸치서리
오만 나무들이
널 만나면 노랠했지
소릴 질렀지
마파람이랑 하늬바람이랑
돌 바위에 가지가지에서
너는 일었다
구멍뚫고 가지 휘어 놓고
널 거기에 새겼지
휘이 피이 휘이 피이
네가 거길 지나는지
거기서 네가 나오는지
쐬에 쐬에
알아듣지 못할 네 노래에
뭇 숲은 함께 휘파람을 날렸고
오선지 아닌 수 천선지에
널 수북하게 갈겨 놓았지
세상 모든 세월과 정서를
우린 거기서 보고 들었단다
바람아
네 조각들이 묻혀 내는
음의 색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