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바람의 조각

마음의행로 2015. 11. 13. 21:05

바람이 널 조각 할 때

소요하던 숲이 울었다

세상 떠드는 소리에 몸치서리

오만 나무들이

널 만나면 노랠했지

소릴 질렀지

마파람이랑 하늬바람이랑

돌 바위에 가지가지에서

너는 일었다

구멍뚫고 가지 휘어 놓고

널 거기에 새겼지

휘이 피이 휘이 피이

네가 거길 지나는지

거기서 네가 나오는지

쐬에 쐬에

알아듣지 못할 네 노래에

뭇 숲은 함께 휘파람을 날렸고

오선지 아닌 수 천선지에

널 수북하게 갈겨 놓았지

세상 모든 세월과 정서를

우린 거기서 보고 들었단다

바람아

네 조각들이 묻혀 내는

음의 색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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