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부터
바다는
대지를 종일토록 혀로 핥아 대었다
그의 깊은 숨은 날마다
두 번
고기 조개 미역
토하고 마시고
토하고 마시고
먹거리 캐내려 달려 온
핵가족들
엄마 아빠 꼬맹이
줄을 지었다네
무창포 바다길은 그렇게 열리고
호미 쇠스랑으로
진주 조개 바위 석화
재수 좋으면
손바닥 만한 꽃게도 한 마리
그의 속살은 할키고 긁혀도
베어 놓은 알을 또 밷어 놓는다
닭벼슬 마른 섬으로
숨어든
봉황의 알
하늘에 붉은 비단 걸치고
바다엔
금빛 잿물 깔았구나
다시 찾겠다는 약속들이
썰물 바닥에 써놓은
조약돌 글씨처럼
구르고 굴러
배고픈 석양에
옹아리로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