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무창포에 바닷 길 열릴 때

마음의행로 2015. 10. 15. 05:35

 

태초부터

바다는

대지를 종일토록 혀로 핥아 대었다

그의 깊은 숨은 날마다

두 번

고기 조개 미역

토하고 마시고

토하고 마시고

먹거리 캐내려 달려 온

핵가족들

엄마 아빠 꼬맹이

줄을 지었다네

무창포 바다길은 그렇게 열리고

호미 쇠스랑으로

진주 조개 바위 석화

재수 좋으면

손바닥 만한 꽃게도 한 마리

그의 속살은 할키고 긁혀도

베어 놓은 알을 또 밷어 놓는다

닭벼슬 마른 섬으로

숨어든

봉황의 알

하늘에 붉은 비단 걸치고

바다엔

금빛 잿물 깔았구나

다시 찾겠다는 약속들이

썰물 바닥에 써놓은

조약돌 글씨처럼

구르고 굴러

배고픈 석양에

옹아리로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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