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밤꽃 향

마음의행로 2015. 6. 7. 06:27

집뒤 산은 동산 좀 떨어진 낮은 산은 야산

동산이나 야산이나 유월에 활짝 피는 꽃

꽃이라고 보기에는 갸우뚱하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향이 남다르다

기름에 하얗게 튀겨 놓아 번짐이 있는

밤꽃이 하얗게 손바닥 벌리듯 쫘악 펼쳐 있다

우리 키보다 대개 큰 나무라서 향이 어디서 오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위에서 내려 퍼지기에 향은 위 아래 할것없이

숲속에 널리 깊이 퍼진다

코끝을 그냥 스치지 않고 향수병 처음 열 때처럼

처음엔 강한듯 하다 약해지고

없는 듯하다 생긋하게 나는 냄새

냄새에 중독성이 있어서

다른 꽃은 피면 당연히 냄새가 나지만

눈을 들어 떨어져 보아야 알기에

킁킁하다가 냄새가 느껴지는 꽃

아 !! 참 이만 때쯤 밤꽃이 피었지 하며

어릴적 뒷동산을 그리워하게 해 준다

남성의 씨앗 냄새라고 하여

남녀가 느끼는 느낌이 서로 다르단다

얄쌍키도 하고 풀 냄새도 같으나 아니고

좋은 것 같으나 아니고 아니면서

바로 이 냄새야 하며 그리움에 빠져드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꽃이 밤꽃이다.

암내를 쫒는 숫컷보다는 숫컷의 내음을

알아낸 암컷이 밝히는 특이한 꽃향이다

전국이 동시에 피다보니 꿀을 아래쪽에서

북으로 차차 옮겨 가며 따던 밤꿀도

장소에 시간에 구애를 받게되 수량이 적어

값에 차이가 난다

언젠가 한 번 맡아 본 기억이 있고

잊혀진 그 맛 냄새에 그리움이 들어있어

세탁기 빨래 옥시크린 같은

밤꽃 내음을 뇌에 새겨두고

일 년을 또 기다려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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