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부안 나들이길

마음의행로 2015. 4. 22. 22:43

고독한 신병 생활은 진지 구축과 초소간

연결로를 만들기 위해 야전삽과 곡갱이로

진지 구축 사업에 투여 되었다

바닷가의 세찬 찬 바람과 소금 섞인 바다물에

몸을 적셔 가며 병영 생활을 보냈다

초소에서 들리는 것은 철석이는 바다물과

캄캄한 밤 하늘에 떠 있는 초생달의 노 젖는 소리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뜨거운 눈물을 감히

목구멍으로 넘겼다

격포항에서 하섬까지 길은 왕복 2차선으로

잘 닦여져 있다

바다가 S자 길을 수십 번 돌면 하섬에 닿는다

또 하나의 길은 나들이 길로 유명한 샛길이 있다

도로와 낭떨어지 바다와 사이에 좁은 길이다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가는 좁고 깊은 길

나무들 사이 사이로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소나무 신우대나무 벚나무 오리목 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이 작은 숲을 이룬다

가끔 나타나는 탁트인 바다가 보이는 곳에 서면

오존과 산소 품은 바닷 바람이 얼굴을 건들며

지나간다

솔 잎 냄새의 향은 가슴에서 뇌로 통로를 만든다

바다물을 한 입으로 마셔 버리니 오장 육부가 눌래어

춤을 춘다

오만 장기들이 모두들 일어나 주인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한다

오늘 수고는 내가 아니요 두 발에 있다

발에게 감사하자

감사가 넘치는 날이다

역시 남에게 서로 감사하니 진정 내가 즐겁고

행복하다

사잇길로 오르락 내리락 하니 심폐 기능은

일 주일 분은 해 낸 것 같다

산소에 오존에 햇빛에 바람으로 이토록

즐거울 수 있는 것을 무엇으로 얼마 만큼

누구에게 감사를 해야 할 것인가

어쩌다가 만난 평온한 길엔 쑥이며 질경이

민들레 씀바귀 엉컹퀴 구슬쟁이 찔레들로 차있다

사병의 초소 지키는 길은 나들이 길로 바뀌었다

만리장성의 고생길이 지금은 관광 길로 바뀌듯

사병의 야전 삽 길은 결국 나들이 길을 만들 줄

어찌 생각 할 수 있었을까

감사의 말을 과거 이곳에서 고생한 그들을 떠올리며

조용히 건낸다

하섬에서 그 끝을 마치니

한달에 두 번 열린다는 바다길이 오늘

절반쯤 열리다 만다

모세의 기적을 반쯤 보다 만 셈이다

돌아오는 길에 자연산 미나리를 뜯었다

옛 날 어느 가난한 집이 헐려 막힌 도랑에서

살았던 놈들이 지금것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 모양이다

세월은 주인도 바꾸게 하니

어느 것인들 내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게

하나라도 있을까

이 나들이 길의 진정한 주인은 결국

나도 사병도 부안군민의 것도 아닌

걷는자의 것일 것이다

방에서 바라보니 조각 섬들과 옆으로 길게

뻗어 나와 후박나무 소나무 대나무로 얽혀

그 가운데 유체랑 튜립이랑 서로 그룹지어

노랗고 빨갛고 하얀게 번져 있는 잔등성이가

있는 적벽강 반도가 실루엣 처럼 나와

곧 바다 속으로 들어갈 태양을 입에 문다

노을이 곱케 내려 퍼진 바다

천국이 바로 이곳이로다 감탄이 나온다

부안 나들이길은 횡혼 속에 조용히

렌즈 속에서 마무리를 짓고 있었다

해변을 끼고 이리저리 오르내리는 오솔길

부안 나들이길을

석양을 안고 꼭 걸어 보시라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님을 만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당신은 꼭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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