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관청 앞에서 나는 장대 같은 막대를 들고
호령했다
우리의 고을은 우리가 지킵니다
한 발자국도 성을 떠나서는 아니 됩니다
성벽 돌에 깊이 묻어 있는 세월
관아는 살아 있듯이 잘 갖추어 있고
다듬어져 있다
세월만 그냥가고 관청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서글프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따스함도 서슬함도 서려 있는 성
성곽 주변은 새 빨간 철죽 꽃으로 깔려 있다
성곽은 그렇게 빨갛게 누워 여행객을 맞아 들이고
있었다
성곽을 도는 40여명의 할머님들이 예쁜 등산복으로
성곽을 돌고 있었다
몇학년 몇반이냐고 물으니
6학년 5반 이시란다
구호를 외치니 바로 따라 하신다
하나둘 하니 바로 셋넷 한다
참새하니 짹짹 바둑이 멍멍
초등학생 손자를 길러 보신 경험을 바로 되살리신다
고창에는 나이를 반납하는 성이 있다
성 길을 따라 걷는 할머니들은 바로
성곽의 어린 꽃이 되어 있었다
참 아름다운 성곽 이다
보존도 잘 되어 있고 성곽의 위치도 한 산을
보듬듯 둘러 있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고창읍성. 말만 들었는데
고창 주민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역시를 그리 고히 간직하여 주셨으니 말이다
사진 동호회 분들이 많이 찾아 왔다
노인 동호회에는 포인트와 앵글을
안내자가 일일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내가 가장 으뜸치는 포인트는 성곽 입구에서
시작하여 가파르게 오르는 왼쪽이었다
성곽따라 피어 있는 철죽은 장관이었고
많이 흘렸을 당시의 피가 꽃이 되어 있는듯
아래서 하늘로 주욱 성따라 피어 있다
성 안은 소나무들이 꽉차 있어 산림욕은
그냥 공짜이다
어느 곳에 앉아 있어도 같다
땅의 기운과 소나무 향이 잘 섞여져
그 기운을 맘껏 마시고 서울로 송부하고 싶다
고창을 지켜낸 성읍이여
그대는 잠들지 말고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고창을 지키는
혼으로 남아 주소서
고창을 영원히 지켜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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