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숨쉬는 바다의 가슴은 얼마나 넓을까
얼마나 깊을까
새근 거리는 우리들의 가슴은
깃털의 움직이나 다름이 없을터
자갈들을 구르고 흰 버쿰을 물고
응얼 으렁대는 그의 가슴은 뮐 말하려는 걸까
억겁의 세월은 돌책을 쌓아 두고
오늘 한 권을 고르게 한다
모세가 받은 돌책이 이러했겠던가
석양이 나를 붉은 빛으로 물들여 준다
숨을 내 쉬는 동안 섬은 그 키를 더해
높이졌다
낙조를 반영한 앵글과 샷다는 이곳 저곳을 방문한다
섬 바위 사이에 물감을 들이고
한 폭의 기다란 은 빛 비단을 내 앞까지 깔아 준다
고맙다 너에게로 갈 길을 주는 그대여
비단이 아니면 어떠라 레드 카펫이 아니면 어떠랴
황혼의 연회로의 초대하는
변산아 석양아
나는 진즉 천국을 보았구나
바다로 상을 펴고 섬들로 그 상을 채우니
감히 젖가락을 들 수가 없구나
네 폭에 취하였으니 저녁 상엔
포도주도 필요 없네
오늘 밤
나는
네 깊은 숨에 빨려 들어
나를 뉘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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