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첫 눈이 왔다.
집으로 들어오는데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정도의 남매가 눈 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여 동생인듯한 2학년 학생은 눈덩이를 하나 만들어 놓고
눈 사람을 다 만들어 낸 오빠 눈 사람을 서서 보고 있었다.
오빠는 몸과 머리, 눈섶,코 입 다 붙이고 눈이 아니었더면 그 흙자리에 앉지도 못했을 그 곳에
행복한 마음을 가득히 하고 편안히 눈 사람 옆에 앉아
웃고 있는 눈 사람을 보고 있었다.
내가 잠간 서서 미소를 지어 보내니 그도 미소를 보내 온다.
그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행복이 어디에 들어 있을까?
눈 사람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눈 사람을 만들면서, 만들어 놓은 눈 사람을 보면서,
눈 사람 속에,
아니 서로 주고 받는 미소 속에....?
해 보고 싶은 것을 해 보는 그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여고생들이 놀업하면서 하는 약속이 있었다.
"첫 눈오면 우리학교 교정에서 우리 함께 만나자"
참 행복한 미래를 꾸워보는 그녀들 속에 행복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나라도 있습니다.
첫 눈오면 모든 관공서가 쉬는 날이 되는 나라
행복권을 빼앗으면 아니 된다고 첫 눈을 보고 맞는 행복권을 국민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는 나라
GNH 즉 국민 행복지수를 만들어 관리를 하는 나라이지요.
우린 가끔 GNP가 얼마니, 수출액이 얼마니, 외환보유액이 얼마니로
국민 행복지수로 착각하고 자랑스럽게 발표에 행복감을 실어 내 보내는 것을 봅니다.
두 나라가 갖는 행복지수에는 그 근본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국민 97%가 행복하다는 나라와
경쟁으로 치닫으면서 어느 나라보다 잘 산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나라와...
어제 나는 행복을 얻었습니다.
눈 사람 만들어 놓고 행복해하는 그 초등생을 보고
그 모습 오래 오래 간직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