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일이면 두 번씩 꼭 딸래 집을 간다.
보따리에 몇가지 음식을 넣어 가지고 버스로도 가고 승용차로도 가고
하루 이틀 전 부터 뭘해가야 할까 하고 생각에 생각을 하면서 구상하고
아내가 상의를 해오면 좋은 생각에 좋은 결론에 이른다.
시집을 가도 어머니 음식이 그리워서 그러는지 뭘 잘 먹지를 않는다.
대학 때 먹는 문제로 속 많이 썩였던 아이였다.
날씬한 몸 만든다고 무슨 거식증에 걸린 아이 같았으니까.
왜 그만 먹느냐 더 먹지지 그러느냐, 너 그러다간 시집가면 어려운 일 많아 질 수도 있다 등 등
잔소리 꽤나 많이 했고 들었을 것이다.
헌데 지금도 마찬가지 이다.
애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게 기를 수 있는 거다 등 등
여러 이야기를 해 보지만 약효가 듣질 않는다
그 약효는 일주일에 두번씩 가지고 간 음식에만 잘 들어 먹힌다.
그러니 딸 건강 걱정에 이리 저리 살피고 마련해서 가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국거리이다.
솥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어서 한 이틀 잘 먹게 하여 놓고 온다.
남들은 시어머니께서 해 온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서 이것 저것 요구해서 잘 먹고 산다고들 하더라만
우리 애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친정 엄마 음식만 절대 선호하고 있다.
내가 잘 해 낼 수 있는 음식은 계란 말이이다.
잘 잘라서 도시락 같은 것에 넣어 보면 모양도 예쁘고 맛도 그럴듯 하여 종종 만들곤 한다.
밥 먹는 것이 늘 염려가 되어 문자 멧시지를 넣는다.
밥 먹었느냐 꼭 챙겨 먹어라 엄마 어명이시다.
하루는 전과 몇가지 반찬을 해 가지고 갔는데 밥을 먹은 것 같지가 않다.
부엌을 살펴 보면 알 수가 있다.
아침 먹었니? 그럼 엄마..
먹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 하면서 먹도록 만드는게 우리 임무가 되어 버린다.
오기전 방금 부친 전이다 먹어 보아라...
전 4개가 금방 뱃 속으로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 앞에서는 먹었다고 하더니 사실이 아니었는것 알지? 서로 묻고 답한다.
그래도 딸 자식이 잘 먹어 주고 나면 마음은 행복으로 젖어 든다.
힘은 다소 들겠지만 그게 행복 바로 행복일 것이다
.
딸이 아이를 낳고 산후 조리 후 집으로 데리고 돌아 오는 날이었다.
조그마한 로션을 두게나 주기에 받았다.
엄마 아빠 이것 상욱이가 바르는 로션이야 그러니 꼭 이것 바르고 우리집에 와야 돼...
손자와 같은 냄새로 친밀성을 높이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또 반듯이 손을 씻고 아이를 들여다 보는게 약속이 되어 버렸다.
요즘 아이들 애 기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옛날 우리와는 사뭇 다른 점이 참으로 많다.
우유 먹이고 이유식 먹이고 하는 식단을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량이나 시간 간격이나 얼마나 정확한지...
손바닥만한 디지탈 저울이 있기에 이걸로 어떻게 몸무게를 달아 볼 수 있겠느냐?
물었더니 몸무게 재는 게 아니고 이유식 그램 단위로 재어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이 얼마며 정성이 얼마인지 그러니 밥 먹을 시간이 없다고 해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래 우리 없고 나면 너도 더 어른이 되고 그리고는 우리가 했던 일 생각하면서
네 아이에게 이 같이 너도 해 주며 부모 생각 해 보겠지...
우리는 너희에게 원하는게 그거 밖에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