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키가 훤출한 장정들이 들어 온다.
자유스럽고 유연한 몸가짐들, 복장의 편안 함, 얼굴에 쓰인 여유들이 함께 뭍혀 왔다.
엘리베이터 안은 순간 꽉 찬 느낌이 든다.
선배님 ! 오늘 경제력을 한번 자랑하여 주시죠...??
내 온른쪽에 서 있던 젊은 친구가 왼쪽 가운데 서 있는 그중에 조금 키가 작은 선배에게 던진 말이다.
야 ! 내가 말이지 이번에 아버님에게 용돈을 좀 넉넉히 챙겨 드렸더니 좀....
선배의 입에서 바로 말이 떨어진다.
다른 친구가 선배님 ! 아버님께 벤츠라도 한데 뽑아 주셨습니까 !! ??
ㅎ ㅎ ㅎ ㅎ
성철이는 어제 잘 쉬었나?
뒤 쪽 윗 사람이 아래 사람에게 이어지는 질문이다.
...죽을 때 까지 그렇게 쉬고 싶습니다..!!!
맞아 누구나 그게 꿈일거야.
ㅎ ㅎ ㅎ ㅎ
요즘 젊은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스토리와 유머, 재치가 참 많다.
점심 시간 바로 전인 11시 50분 경 이었으니까 점심 먹으러 가는 중이었을 것이다.
선배에게 점심을 사 달라는 말을 무슨 코멘트 처럼 살짝 제안을 하는 모습이나,
적절히 피해 가는 선배의 답 속에는
진실을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 아닌 여유가 스며 있었다.
아주 순간적인 시간을 통해 대화를 만들어 가는 그들 옆에서,
나는 딱딱한 직장 선 후배의 관계로 엮여진 30 여년 전 나로 돌아 갔다.
우리는 이미 점심은 어디로 가서 먹기로 또 누가 사기로 결정이 되고 난 후 출발이 되는게 상식이다.
이미 전화로, 찾아 뵙고 제가를 받아 놓았기에 점심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을 터이고
엘리베이터 거울이나 천정만 보다 내렸을 것이다.
경제력과 용돈이란 단어가 만드는 재미있는 스토리,
잘 쉬었나? 물으면
예 !! 잘 쉬었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묻고 답을 하는 대화의 빈곤이 넘쳤을 썰렁한 에리베이터....
하나의 의사결정을 위해 갖추어 지는 과정 과정에는
선 후배에 대한 예의가 집약 되어 있어야 했다.
최소한 한 시간전, 노련한 사람은 벌써 두 2시간 전에 상사와 이미 예약을 해 놓고 있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애환이 녹여져 있었을게다.
기분이 좋아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결재를 위해 미리 예비 시험을 치르려고 등등등
우리는 항상 계급적인 것이 말 하나 하나에도 따라 붙어야 했다.
지금은 제법 수평적인 균형 감각이 있어 보이는,
그리고도 유머스럽게 즉석에서 풀어 가는 지금의 젊은이들
사각진 엘리베이터, 15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시간은
30년 전 나의 직장 사무실이자 나의 지나간 세월을 음미할 수 있는
미소 가득한 공간과 시간이었다.
말을 할 줄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쉬운 일인가??
그들 곁에서 잠시 나의 직장 생활이 한거번에 쑤우욱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