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 마종기
어릴 때 어머니가 불러주신 자장가, 그 노래 너무 슬프게만 들려서 자주 나는 어머니 등에 기댄 채 울었다지요. 잠 대신 등에 기대어 울고 있는 아들이 왜 그리 심약한지 걱정이 크셨다지요?
그 슬픈 자장가는 도시 늙지도 않는지 정확하게 기억나는 시든 사연과 음정, 오늘은 나를 겨우 알아보시는 어머니께 피곤한 어깨 만져드리면 작게 불러드립니다.
어머니는 무슨 생각에 잠기셨나요? 울지도 웃지도 않으시고 물끄러미 긴 세월을 돌아 나를 보시는 어머니. 자장가는 영원히 자식들만의 것인지 노래를 부르다가 터져 나오는 내 울음, 입술을 깨물어도 도저히 그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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