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두 개의 보석

마음의행로 2009. 6. 29. 20:54

 가끔 신께서는 우리에게 내렸던 축복을 거두어 가십니다.

당신이 은혜를 베풀고 요구를 들어주기만 하는 대상이 아님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나 신께서는 시험을 견디는 우리 영혼의 한계를 아시며, 결코 그 선을 넘어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이 나를 버리셨어" 신께서는 결코 그런 분이 아닙니다.

종종 우리가 그분을 저버림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신께서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더라도 항상 충분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아니,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하렵니다. 우리가 시험을 통과하고도 남을 만큼의 은혜를 베푸신다고.

  -- 스페인 부루고스의 시토 수도회 수도사 마르코스 가리아 내 독자 카밀라 갈방 피바가 보내온.

<두 개의 보석>이라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믿음이 깊은 랍비가 현명한 아내와 사랑스런 두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일 때문에 여러 날 집을 떠나 있는 동안 두 아들이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홀로 말없이 고통을 감수했다.

심지가 굳고 신앙깊은 그녀는 충격을 의연하고 용감하게 이겨냈다.

그녀는 이제 이 비극적인 소식을 남편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남편 역시 신앙깊은 사람이었지만 심장병으로 여러 번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는 터라

그가 비보를 듣고 숨지는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무엇이 최선일지 신께 묻는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간절히 기도하던 그녀는 남편이 돌아오기 전 날밤 은혜로운 대답을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랍비는  아내를 포옹하며 두 아들의 안부를 물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아이들 걱정은 말고 우선 목욕을 한 후 쉬라고 말했다.

얼마 뒤 부부는 점심 식탁에 앉았다. 아내의 물음에 남편은 여행지에서 경험한 일들을 자세히 들려 주었다.

그는 신의 자비로움을 칭송하며 다시 아들들의 안부를 물었다.

 

아내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대답했다.

"애들은 걱정마세요. 나중에 이야기 할께요. 먼저 당신께 물어 볼께 있어요. 이 어려운 문제를 풀게 도와 주세요."'

남편이 근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오? 당신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구려. 솔직히 털어놔 봐요. 하느님께서 도와 주신다면 우리가 함께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을꺼요."

"당신이 안계시는 동안 한 친구가 찾아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보석 두 개를 맡겨 두고 갔어요.

지금껏 본적이 없을 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는 보석이었지요! 그런데 친구가 그것을 돌려달라고 하는데 그러고 싶지가 않아요.

아까와서 못 주겠어요. 어쩌면 좋지죠?"

"당신 행동을 정말 이해하기 어렵구려. 당신은 허영심이 없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그건 그런 보석을 보지 못했을 때의 얘기고요! 그 보석들을 잃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못 견디겠어요."

 

 랍비가 완고하게 말했다.

"자기 소유가 아닌 걸 잃을 수 밖에 없는 법이오. 그 보석들을 가지고 있겠다 건 훔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소. 돌려 줍시다.

당신이 상실감을 견딜 수 있도록 내가 도우리다. 오늘 당장 그렇게 합시다."

"여보 그 보석들은 돌려 주었어요. 실은 이미 여기에 없답니다. 그 두개의 귀중한 보물은 우리 아들들이예요.

하느님께서 우리의 품에서 그 애들을 데려가셨어요.

당신이 없는 사이 데리려 오셨어요.아이들은 떠났어요...."

  랍비는 아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아내를 껴안았고, 둘은 많은 눈물을 쏟았다. 랍비는 그 메시지를 이해했고,

그날부터 부부는 함께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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