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마음의행로 2009. 6. 26. 10:32

 얼마 전 아내가 이파네마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한 스위스 관관객을 도왔다.

아내의 말로는 그가 억약이 강하고 알아듣기 힘든 포루투칼어로 여권도, 돈도, 묵을 곳도 없다고 하소연 하더라고 했다.

아내는 그에게 먹을 것을 사주고 호텔에 묵을 수 있도록 돈을 주며 대사관으로 가보라고 조언해주고는 헤어 졌다.

며칠 후, 리우데자네이로 신문에 이 "스위스 관광객"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알고 보니 그자는 일부러 괴상한 억양으로 말하며 선량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사기꾼이었다.

피해자 중에는 리우데자네이로를 사랑하고 도시의 나쁜 이미지를 지우려고 애쓰는....

그것이 이치에 맞든 안 맞든 간에.... 우리 같은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기사를 읽고 아무렇지 않는듯 말했다.

"그렇다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아요"

그녀의 말을 듣고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다.

아크바에 현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도 현자를 눈여겨 보지 않았고, 그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듣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그가 대로를 따라 걷는데 한 무리의 남녀가 두따르며 그에게 모욕의 말을 퍼부었다.

그는 모른체 하지 않고 돌아서서 그들을 축복했다.

그들 중 한 남자가 말했다.

"당신 귀머거리요? 이렇게 욕지거리를 쏟아붓는 우리를 축복해 주다니!"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만 줄 수 있는 법이지요"

현자의 대답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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