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부모의 효도

마음의행로 2009. 6. 13. 18:40

  아내가 가끔 가는 뜨게질 방이 있다.

아들의 채소 가게에 함께 차린 뜨게방이다.

큰 아들이 가게를 하겠다고 하여 그의 어머니가 뜨게방을 하면서 도와 주고 있는 가게이다.

처음 멋 모르고 장소 잡아 차리면 잘되는 줄 알았나보다.

손님이 대 부분 엄마 손님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큰 아들이...   엄마!  난 엄마 힘이 이렇게 큰 줄을 몰랐어 엄마 아니었으면 허당치고 말았을꺼야!! 

하며 엄마를 가만히 껴안아 드리더라는 것이었다.

 

큰 아들이 농수산물 센터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채소 가게를 차려 키워 나가보겠다는 의지를 어머니가 붙돋아 주는 집이다.

어느날 그 큰 아들이 어머니 한테 하는 이야기에 모두들 놀랬단다.

"어머니 이제는 어머니가 우리한테 효도할 차례입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래어 입을 다물고 있었다가 그 큰 아들이 나가고 난 후..

아까 그말이 무슨 말이레????

그 어머니, 아주머니들 모두 놀랐던 모양이었다.

 

그 뜨게방에는 가끔 젊은 새댁이 들리기도 하고 학부형이 들려 애들 숙제도 풀어가고 하는 곳이다.

유독 나이가 많으신 할머님이 한분 계신데 이른이 훨씬 넘으신 할머님 이시단다.

아주머님들 만나면 더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다 보면 흉도 볼 수 있고, 단어가 덜 고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할머님이 지키고 앉아 있으니 그런 분위기가 없어지고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그 할머님은 며느리들, 손주녀석들, 사촌네 까지 모두 찾아내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맞게 뜨게질 옷을

만들어 입혀 주시는 것이 가장 큰 낙이시란다. 죽기 전에 자기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겨 놓고 가고 싶어 하셔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을 꼼짝도 않고 뜨게질을 하시는 분이시라

그 분의 행동, 말씀에 귀 기울이고 또 그래서 조심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까 준석이가 하는 말 새겨들어..

부모가 자식한테 효도하라는 이야기 말인데 여러 뜻이 들어 있을거야...

먼저 부모가 건강하여야 한다는 말일꺼야, 그리고 경제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고...

자식 고생 시키게 되면 그게 바로 자식에 대한 불효라는 것이다.

모두들....  아 !  그말에 고개를 끄덕였었단다.

자식에게 효도하라니 처음에는 모두 어감이 좋치 않아 눈 빛들이 이상해져 있었는데..

할머니의 해석으로 그 어머니는  나중에 큰 아들이 이렇게 크게 성장하여 준것이 고맙다고 눈물을 찍더라는 것이다.

 

아무리 자식이 잘 한다고 해도 부모님에게는 비할바가 못된다고 하지 않는가.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잘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들이야 누군들 없으랴...

 

어느집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상을 마치고 형제, 자매 모두 모여 여러 이야기를 한뒤 막네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란다.

나는 오늘 누가 제일 크게 효도를 했는가 알게 되었어... 어떻게 생각을 할지는 모르지만...

내 생각으로는 서울에서 사시는 둘째 형인것 같아.

그 많은 사람이 이곳까지 찾아와 주신 것을 보고,

"부모 앞에서 잘 사는 것도 큰 효도이구나, 나는 이렇게 깨닫게 되었어"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이다.

정말 부모 앞에서 못살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부모의 마음이 편치를 아니하지 않겠는가? 

 

노년에 그 보다 더 큰 효도가 있다.

형제간에 우애 있게 사는 것이다.

요즈음 보면 부모 재산으로 가족간에 싸움으로 법정에 가서 까지 악을 쓰는 것을 보면 돈에 모두 정신이 팔려

형제가 오히려 원수처럼 사는 세상이 되어버린지 오래인것 같은 세상이다.

노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형제간에 잘 살고 우애있게 사는 것이 가장 맘이 든든 하실 것이다.

잘 살아도 우애없는 형제간이라면 언제 한번 마음이 편하실 것인가.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 당연하고,

부보가 자식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말도 곰곰히 생각하여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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