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스크랩] 한강의 <몽고 반점>

마음의행로 2009. 4. 16. 20:46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보여 주는 "예술가 소설"의 전범

 

한강의 <몽고 반점>은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고도의 미적 감각으로 정치하게 묘사함으로써, 한국문단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예술가 소설"의 뛰어난 전범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미(美) 지상주의와 단순한 나체 예찬을 넘어서, 척박한 현실과 환상적인 이미지 사이에서 고뇌하는 예술가가 인간적인 고통 속에서 어떻게 두 세계의 합일을 추구하다가,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지를 세밀한 묘사와 세련된 문체로 탐색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몸이 내포하고 있는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탐색하고, 몸에 내재된 삶의 의미를 천착하며, 몸을 뒤엎는 아름다운 꽃 페인팅의 상장적 의미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현대 문예 이론인 "몸 담론"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이 소설은 태고의 "순수성" 을 되찾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집착과 추구를 다룬 작품이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나"가 처제의 몽고반점에 매료되어 강한 예술적 영감을 얻다가 걷잡을 수 없는 성욕에 빠져들어 몽고 반점의

식물적 이미지는 인간의 몸에 깃든 근원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는 도발적 소재를 통해, 근원의 회귀를 추구한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한 "몽고 반점'은 인간의 고통이나 혹은 욕망의 원형적 상징에 다름 아니다.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달리던 아득한 옛날 기억의 흔적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회복 불가능한 정신적 외상이자 달랠 수 없는 향수로만 남아 있는지 모른다.

한강의 <몽고 반점>은 예술가의 그러한 꿈과 탐색을 도발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와 상징적 섹슈얼리티의 혼합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출처 : I LOVE KEPCO
글쓴이 : 마음의행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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