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바람의 화원을 읽고

마음의행로 2009. 1. 7. 09:25

최근 방영되었던 연속극 관련 책자 "바람의 화원" 을 읽고 나서...................

저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몇 장을 놓고 이렇게 황홀한 역사를 그려내고

그 주변 인물들을 찾아 역할을 하게 하고 그림속의 비밀을 지금 되 살아 나게

할 수 있었을까?

과연 작가는 어떤 상상력의 머리를 가졌기에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와 필체로

우리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을까?

작가가 만약 당시에 있었더라면 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가?

숨가쁘게 이어지는 사건과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 재주를 가졌을까?

온통 의문 덩어리이고 숨막히게 끌고가는 문장의 솜씨에 그는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왔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책 몇권 읽고 짤막한 글을 써보겠다고 했던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져 버렸는지 몇자 글마저 쓸 용기를 잃고 그만 펜을 놓게 만들어 버렸다.

세상이 이렇게 넓구나. 그냥 흘러만 가고 사는게 아니로구나

그냥 막연히 감만 가지고 피상적으로 감성을 넣어 가면서 사는 것만이 아니로구나.

저토록 시나리오를 만들기 까지 작가가 이루어 내는 소품들 그리고 그 조합들

그 소품 하나 하나에 얽힌 사연들

나는 입이 벌어지고 머리가 꽉 막혀버린 듯한 나를 바라보며 

너를 어디다 쓸고 이 작은 사람아 라고 소리내어 본다.

한숨 밖에 더 나올게 없다. 불쌍타 이 작은 이여.....

언제 저렇게 마디게 마디게 살아 갈 수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끈질기게 살아 갈 수 있을까?

초라해진 나를 이끌고 잠자리에 들어가려 하지만

그리 쉽게 잠이 들런지 모르겠다.

오늘 밤은 아마도 큰 호령이 떨어지던지 아니면 내 귀를 마구 때리는 왕왕 소리가 있던지

아니면 기죽어 산하를 헤매이던지 할 것 같다.

오늘 밤이라도 잘 자고 내일은 또 내일 생각하자 하며 컴퓨터를 끈다.

안녕 이 작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