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3

박쥐

매달려 본 적 있으신가요 무언가에 무게를 자유롭게 날개로만 부채질하는 구름이나 가능할까 달을 떨어지는 끝에 거꾸로 매달려 사는 새가 있다 중력을 인정한 유일한 호롱불 신념 그가 말합니다 땅바닥에 다리를 매달고, 사는 두 발 짐승 중력을 헤집고 못 빠져 나와 피곤해 진 허리 목이 긴 기린도 물마실 때 주둥이를 중력 쪽에 둔다지요 수양 버드나무 가지 들이킨 내장 거꾸로 매달린 무게에서, 가볍게 해탈 하늘하늘 바람 날개로 와 그네 태워주고 중력은 상하를 바꾸면 평편한 저울 바늘이 될까 무거운 언어를 결에 실어 가벼히 날리는 내리 뻗은 줄가지들 평생 매달려 자유를 얻는 새, 박쥐 중력을 거스른 바람처럼 날리는 치마처럼 오늘을 비행한다

시 글 2023.04.03

빛과 소리 게임

둥근 빛은 소리를 찼다 소리는 빛을 찼다 어쩌면 빛은 소리의 꼬리를 쫓아다녔고 소리는 빛의 꼬리를 쫓아다녔다 빛은 빛을 소리는 소리를 찰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찰 수 없는 것처럼 빛이 차면 반드시 소리 차례가 되어야 하고 소리가 차면 반드시 빛의 순서가 되어야 했습니다 빛이 주저앉거나 소리가 그러하면 게임은 끝이 납니다 소리와 빛의 놀이이기에 어둠은 오히려 그들에게는 더 편합니다 집중력은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는가 봅니다 빛의 속도나 소리의 속도가 같은 우주에서 단 하나밖에 경험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더 훌륭한 경험은 바로 소리와 빛은 하나라는 점입니다 공상과학에서도 나올 수 없는 초 우주적인 신비한 세계 아인슈타인도 풀 수 없는 게임입니다 어디선가 본 경험이 있을만한 게임이지요 속도를 줄인 빛은..

시 글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