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아 가소서 하늘을 잡으러 교회에 갔습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베드로의 투망이 있어야 요셉의 꿈을 꾸면 하늘도 가능할까요 잡는다는 것, 누구에게 붙잡힌다는 것과 같은 상반수 잡을 수도 붙잡힐 수도 있다면 수수께끼 같은 꿈일까요 인생처럼 손바닥을 모으면 잡을까 주려 엎드려도 보았습니다 빠져나간다는 것 빠져나가지 못하는 게 있다는 말 투망을 내 걸었습니다 그곳에 인침을 붙여 놓습니다 두 팔을 벌입니다 붙잡아 가소서 시 글 2023.03.25
손을 잡으면 놓을 때를/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손을 잡으면 놓을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무심코 잡은 손을 놓는 순간을 놓치면 서먹해지고 어색해 진다. 버스에서 내리다가 학교 앞 지하도에서 올라오는 그와 마주쳤다. 인사를 한다는 것이 그의 손을 잡아버렸다. 야위고 뼈만 남은듯한 손이 내 손안에 있었다. 강인한 손뼈의 감촉, 야위었지만 그의 손은 거친 연장같았다. 눈으로 반가워 하며 그도 내 손은 꼭 쥐어 주었다. 바로 손은 놓았어야 했는데 손을 잡은 채 걷기 시작했다. 반가움은 사라지고 곧 침묵 속에 놓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놓으면 될 순간을 놓치고 나니 점점 더 손이 의식되었다. 탁 내려 놓자니 어색하고 그렇다고 계속 잡고 가자니 손바닥에 땀이 밸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그도 마찬가지인듯 했다. 우리는 말없이 걷기만 했다. 우리는 어정쩡하게 손을 .. 나의 여행 2010.06.18
탄생 만세 전 진시왕 흙무덤 용병같이 진득한 흙으로 형상 빚어 긴 긴 당신의 세월로 기다리시더니... 여자의 깊은 속 너는 생명의 콧김없어 숨 토해 내지 못하는 영아 산가지 소등처럼 업드리운 밤 너도 한 세상 살아보라고 혼 바람 불어 넣어 응애하고 쏱아낸 피덩이 알몸 호롱불 그림자 방에 축복의 눈망.. 낙서장 2010.01.29
내 손바닥에 2009년 말이다. 한 해가 다 되어 가면서 쓸쓸함이 더 많다. 년초에 무얼 무얼 해야겠다고 주섬주섬 잡아 놓았는데 해 놓은 것도 남는 것도 별로 없다. 서해안의 뻘을 한 웅큼 쥐고 난 손바닥 같다. 다 빠져 나가고 내 손금 속에 남아 있는 잔재들이 생선살 다 빠져 나가고 가느다란 뼈만 몇줄 남은 것 같다.. 살며 생각하며 2009.12.16